
1996년 하얼빈 동계 아시안게임의 후폭풍은 3년 뒤인 1999년까지 이어졌다. 대회 공식 보고서에는 "역대 최고의 성공"이라 적혔지만, 현지 주민들은 "역대 최고의 눈사태"라고 부르며 웃었다. 하얼빈 시청은 1999년 12월, 동계 아시안게임의 영광(?)을 재현하기 위해 "동계 아시안게임 프로젝트: 리턴즈"를 선포했다. 계획은 화려했다. 기존 경기장을 3배로 확장하고, 눈 조각상으로 만든 개막식 무대, 심지어 "스키점프 관람차"까지 건설한다는 내용이었다. 문제는 예산의 70%가 인근 만두 가게에 투자됐다는 사실이 나중에 밝혀졌다는 점이다.
첫 대회의 주인공 리자저는 이번에 코치로 돌아왔다. 그는 선수들에게 첫 번째 조언으로 "경기장에선 절대 만두를 입에 대지 마라. 특히 김치 만두는 최악"이라고 경고했다. 하지만 1996년의 악명 높은 "만두 사고" 덕분에 오히려 중국 관광객들이 경기장 주변에 만두 가게를 우후죽순 열었고, 하얼빈 시내는 "만두 올림픽 마을"로 변모했다. 관광 안내소 직원은 "이젠 경기 표보다 만두 표가 더 비싸다"라고 푸념했다.
일본 스키점프 팀은 이번에 강풍을 역이용하기로 결심했다. 그들은 초경량 스키를 개발해 "바람을 타고 하늘을 날겠다"는 포부를 밝혔지만, 정작 경기 당일 스키가 너무 가벼워서 출발 전에 공중으로 날아가는 바람에 기권해야 했다. 스키 한 짝은 경기장을 벗어나 인근 호텔 10층 발코니에 박혔고, 일본 코치는 기자들에게 "이제 우리는 진짜 '나는 스키'를 만들었다"라고 울먹였다. 그 스키는 현재 도쿄 국립과학관에 "인류가 만든 가장 쓸모없는 발명품 1호"로 전시 중이다.
북한 피겨 선수 김영희는 이번 대회에서 복수를 선언했다. 그녀는 깃털 장식 대신 "핵심폭발 효과"가 있는 LED 코스튬을 입고 등장했다. 문제는 경기 중 배터리가 과열되어 코스튬에서 연기가 나기 시작했고, 결국 경기장 화재 경보가 울리며 경기가 중단됐다. 김영희는 "이것은 북한의 과학적 우월함을 보여주기 위한 계획된 퍼포먼스"라고 주장했지만, 심판들은 점수 대신 소화기를 들고 그녀에게 달려갔다. 이후 그 코스튬은 소방관들의 새로운 훈련 도구로 채택됐다.
카자흐스탄 아이스하키 팀은 전 대회에서 홍콩을 32:0으로 이긴 후, 이번에는 "인류 최강의 상대"를 찾아 북극곰 팀과 친선 경기를 제안했다. 하지만 경기 당일 북극곰이 하얼빈의 추위에 항의하며 경기장을 뛰쳐나가는 바람에 무산됐다. 카자흐스탄 주장은 "북극곰도 우리의 위대함에 질투한 것 같다"라고 발표했지만, 사실 북극곰은 경기장 밖에서 만두 가게를 털다가 체포됐다.
대만 스노보드 팀은 이번 대회에서 혁신적인 전략을 선보였다. 그들은 경기장 경사로에 "만두 기름 코팅"을 바르고 "이게 최고의 윤활제"라고 주장했다. 결과는 참담했다. 선수들은 스노보드 대신 관중석으로 미끄러져 들어갔고, 한 선수는 관중의 핫초코 컵에 정확히 착지해 "핫초코 스플래시"라는 신기록을 세웠다. 대만 코치는 "우리는 스포츠보다 푸드 아트에 더 가깝다"며 눈물을 닦았다.
필리핀 스피드스케이팅 팀은 이번에 장비를 모두 업그레이드했다. 하지만 -40도의 추위에 스케이트 날이 너무脆해져서 출발 10초 만에 산산조각 나는 바람에, 선수들은 신발 밑창으로 얼음을 긁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필리핀 대표팀은 결국 "맨발 스케이팅"으로 종목을 변경했지만, 의무실 매출만 300% 증가시키는 결과를 냈다.
몽골 컬링 팀은 전 대회의 "컬링 저격" 오명을 씻기 위해 특수 훈련을 했다. 그들은 유목민 전통 기술을 활용해 1km 밖에서도 스톤을 정확히 굴리는 연습을 했지만, 정작 경기장에서는 스톤이 빙판의 균열에 걸려 180도 U턴을 하는 바람에 자기 팀 골대를 강타했다. 몽골 코치는 "이것은 유목민의 지혜가 아니라 빙판의 배신"이라며 경기장을 뛰쳐나갔다.
이번 대회의 최대 이슈는 한국 피겨스케이팅 팀의 "AI 코치" 도입이었다. AI는 선수들에게 "점프 각도 45.7도, 속도 3.8m/s" 같은 초정밀 지시를 내렸지만, 정작 선수들은 "로봇이냐?"며 반발했다. 결국 AI는 경기 중 선수의 감정을 분석해 "지금 화났죠? 심호흡하세요"라고 중얼거리다가, 선수가 트리플 점프를 하려는 순간 "추락 확률 89%"라고 외치는 바람에 선수가 기겁해 넘어지는 부작용을 일으켰다.
개막식은 전 대회의 굴욕을 씻기 위해 하얼빈 시장이 직접 "영하 40도에서 10분간 노출 쇼"를 선보이는 것으로 계획됐다. 하지만 시장이 막 올라서려던 순간, 의상이 추위에 얼어붙어 움직일 수 없게 되자, 긴급히 얼음 조각상으로 대체되었다. 관중들은 30분 동안 "시장님의 얼음 조각상"을 경기장 중앙에 세워둔 채 개막식을 진행했고, 이 조각상은 대회 기간 내내 "가장 많은 사진이 찍힌 경기장 시설"로 기록됐다.
경기 외적으로도 사건은 끊이지 않았다. 인도 스키 팀이 눈보라 속에서 길을 잃어 GPS 대신 만두 가게 냄새를 따라 기적적으로 호텔로 귀환한 이야기, 이란 선수단이 추위를 이기기 위해 경기장에 몰래 난로를 반입하다가 빙판을 녹여 경기가 취소된 이야기, 말레이시아 선수들이 "눈이 너무 차가워서" 장갑 대신 전기장판을 손에 감고 경기에 출전한 이야기까지… 하얼빈은 다시 한번 동계 스포츠의 현실과 환상이 충돌하는 장이 됐다.
폐막식 날, 하얼빈 시청은 대회의 성공을 자축하며 "눈으로 만든 불꽃놀이"를 선보였다. 하지만 영하 45도에서 불꽃 대신 사용한 얼음 조각들이 관중석을 강타하는 참사가 났다. 다행히 부상자는 없었지만, 관중들은 "이건 불꽃놀이가 아니라 유리조각 폭격"이라며 일제히 경기장을 뛰쳐나갔다. 시장은 뒤늦게 "내년에는 진짜 불꽃을 쓸 것"이라 약속했지만, 이미 사람들은 "내년엔 만두로 불꽃을 만들겠지"라며 비웃었다.
이번 대회의 진정한 승자는 하얼빈의 만두 가게들이었다. 그들은 경기장 인근에 "금메달 만두", "은메달 군만두", "동메달 물만두"를 팔며 300%의 매출 증가를 기록했다. 한 가게 주인은 "다음 대회에선 '태극기 소스'를 개발 중"이라며 "진정한 세계화는 만두 접시에서 시작된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1999년 동계 아시안게임은 공식적으로 "모든 국가의 뜨거운 참여"를 모토로 종료됐다. 하지만 참가자들의 기억 속에 남은 건 영하 40도의 추위, AI 코치의 냉정한 예측, 그리고 만두 냄새와 눈 조각이 뒤섞인 역대급 해프닝이었다. 시상식에서 리자저 코치는 은퇴 기념으로 자신의 유니폼을 불태우려 했지만, 너무 추워서 성냥이 켜지지 않아 결국 유니폼을 만두 가게에 기부했다. 그 유니폼은 현재 "만두의 신이 내린 성의"라는 이름으로 가게 벽에 걸려 있다.
하얼빈 시민들은 이제 2003년 대회를 준비 중이다. 그들의 목표는 간단하다. "다음엔 선수들보다 만두가 먼저 메달을 따게 하겠다."